구 군산세관본관은 1908년, 일제강점기가 시작되기 전 우리나라 정부가 직접 지은 근대식 건물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군산항을 통해 드나드는 물품에 대한 세금 업무를 담당했던 이곳은, 쌀을 비롯한 물자를 수탈하는 창구로 이용되었던 아픈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을 넘어, 일제에 의한 한반도 수탈사를 묵묵히 지켜본 증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식 벽돌 건축의 아름다움과 현재의 활용
이 건물은 벨기에에서 수입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유럽 양식의 건축미를 자랑하며, 옛 서울역사나 한국은행 본점 건물과 같은 양식으로 지어져 건축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외부는 벽돌로, 내부는 목조로 지었으며, 지붕 위에는 세 개의 뾰족한 탑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합니다.
1993년까지 85년간 세관 본관으로 사용된 이 건물은 현재 호남관세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는 세관의 100년 역사를 담은 자료와 함께, 세관의 흥미로운 기록, 영화 속에 등장한 군산세관의 모습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루 두 차례 진행되는 문화관광해설을 통해 건물에 얽힌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