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에 위치한 삼존석굴은 팔공산 자락의 거대한 바위 절벽 허리에 자리한 천연동굴에 봉안된 귀한 문화유산입니다. 1960년대까지 세인들의 눈에 띄지 않았던 이곳은 1970년대 초 학자들에 의해 그 가치가 밝혀졌고,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석굴 안에는 온화한 자태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대세지보살과 관음보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본존불인 아미타불은 풍만하면서도 엄숙한 기품을 지니고 있으며,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법의를 걸친 어깨의 모습은 고대 불상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해줍니다. 석굴의 천장은 한가운데가 가장 높고 주변이 낮아지는 독특한 형태로, 마치 하늘의 형상을 하고 있어 그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경주 석굴암의 모태가 된 숨겨진 유산
이 삼존석굴은 신라 **소지왕 15년(493년)**에 극달 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학계에서는 경주 석굴암보다 무려 1세기 이상 앞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고구려에서 전해진 신라 불교가 팔공산 자락에서 꽃을 피우고, 이후 신라 왕도인 경주로 전해져 결실을 맺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오랜 시간 자연 속에 숨겨져 있다가 다시 세상에 빛을 본 삼존석굴은, 오늘날 우리가 잘 아는 경주 석굴암의 원형으로서 한국 불교 건축과 미술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